




일반적으로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추천받는 장소가 여럿 있죠. 미식의 나라라고 하니 맛있는 파스타집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물론, 가이드를 끼고서 힘겹게 보는 미술관, 도시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장소, 1시간마다 들리는 종소리와 함께 스스로가 이탈리아에 있다는 경종을 울리게 하는 높고 아름다운 성당, 그리고 반드시 손꼽히는 장소 중 하나는 역사적인 카페(Bar)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피에몬테의 작은 소도시 Bra에도 올해로 125년의 역사를 가진 살아있는 역사책이자 주민들의 쉼터로써 느티나무처럼 자리를 지키는 Bar가 있는데요. 오늘 여러분께 이 곳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901년, 펠리체 콘베르소(Felice Converso, 정확히는 창업자의 손자인)는 중심가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Via Vittorio Emanuele)에 자신의 이름을 딴 주류 판매점, 제과점(Pasticceria), Bar를 현재의 위치에 열었습니다. 체리나무 원목 패널과 커다란 거울로 장식된 Pasticceria Converso는 1990년대 초부터 보글리오네 가족(Famiglia Boglione)이 운영해 왔으며, 그들이 내부를 복원하여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각종 페스트리, 커피, 한입거리(Stuzzichini), 식전주(Aperitivo) 등을 맛볼 수 있는데요. 다른 곳에서 생지 또는 제품을 받아오는 것이 아닌 모두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명한 이탈리아의 미식 가이드 '감베로 로쏘' 로부터 Tre tazzine(세 개의 '커피잔'이라는 뜻이며 서비스, 분위기, 전반적인 청결도 등 '공간의 퀄리티'가 최상임을 뜻함)와 Tre chicchi(세 개의 '원두'라는 뜻이며 최고의 커피 품질을 의미)를 수상 받는 것으로 서비스와 맛 모두 뛰어난 카페임을 증명했으며 70년 이상의 역사, 역사적인 사건의 배경이 되었던 기록(사진, 문서, 기념물 등)이 있으며, 매장의 인테리어, 가구, 장식 등이 창업 당시의 모습이나 역사적인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야 받을 수 있는 Locali Storici d'Italia의 인증을 수여받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좋은 페스트리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Pasticceria라고 검색을 하고 가시면 됩니다. 빵집은 Panificio라고 하는데, 이는 '빵 Pane'을 직접 만들고 그것을 위주로 파는 가게이며, 커피를 팔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Bar라고 적힌 가게에 가시면 보통 커피, 페스트리, 빵을 모두 팔지만, 페스트리나 빵은 직접 만들지 않고 받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좋은 생지를 외부에서 받아 금방 구워 먹는 페스트리도 맛있겠지만, 직접 제과를 하는 가게의 특별함을 맛보고 싶다면 Pasticceria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커피 원두는 일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맛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꼭 우유가 함유된 커피(카푸치노, 마로끼노, 마끼아토 등)를 마셔보라고 권하는데요. 한국에서 생산되는 우유보다 더 진한 맛을 내고 그 고소한 맛이 커피와 어우러졌을 때 혀를 감싸는 느낌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카푸치노, 마로끼노 모두 1.8유로 이내, 비체린은 5유로)
페스트리는 맛이 있었지만 바삭했더라면 더 맛이 좋았을 거라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제가 오전 10시가 좀 넘어서 가게를 방문했으니 만일 오픈시간인 7시쯤에 제가 가게를 방문했다면 아마도 정말 바삭하고 맛있는 페스트리를 먹었을 것입니다. 이것 또한 하나의 팁인데요. 여러분들이 이탈리아를 여행하시는 중이라면 반드시 하루 이틀만큼은 아침 6시 또는 7시 즈음 이른 아침에 문을 여는 Bar나 Pasticceria에 방문하셔서 차가운 공기를 가로지르는 바삭하고 따뜻한 페스트리와 커피를 드셔보시길 강력히 권장드립니다.
또한 이곳에서 소도시의 장점이 드러나는데요. 여러분이 로마, 밀라노, 나폴리, 피렌체와 같은 대도시에서 커피를 '앉아서' 마셨다면 틀림없이 Coperto라는 자릿세를 추가로 내야했겠지만, 소도시인 Bra는 자릿세를 내지 않고도 앉아서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더러 있다는 것이고, 여기 또한 자릿세를 따로 받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의 Bar에 들어가시면 커피나 간식, 식사 이외에도 각종 '주류' 를 볼 수 있는데요. 오후 5 ~ 8시 정도 시간대에는 Bar에서 아페롤 스프리츠와 같은 식전주와 칵테일 같은 Aperitivo를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이곳 또한 마찬가지며 양질의 Aperitivo를 느끼실 수 있으니 비단 커피가 아니더라도 방문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소개해드리자면, 한국에서는 흔히 티라미수를 만들 때 시트로 쓰이는 레이디핑거쿠키,
이탈리아어로 사보이아르디(Savoiardi)라고 하는 과자가 있는데요. Bra가 속해있는 15세기 말 피에몬테를 다스리던 사보이아 공국(Duchy of Savoy)에서 탄생한 유서 깊은 과자입니다. 이 과자는 현재 대량 생산되어 한국에서도, 이탈리아에서는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 가게의 사보이아르디는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왕실에서 탄생한 이후 제과 장인들에게 전수된 그 레시피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죠. 좋은 계란, 설탕, 밀가루로만 만들고 화학첨가제를 넣지 않으며 장인의 뛰어난 기술로 바탕으로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가격은 8유로이며 그 가격이 마트에서 파는 사보이아르디에 2배에서 거의 4배 가까이도 되지만 양이 적지 않고 맛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니, 가게에 방문하셔서 사보이아르디가 있는지 물어보고 드셔 보는 것도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미식의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작지만 유서깊은 이 카페가 여러분의 기억 속에 달콤하고 아늑하게 자리 잡길 바라며.
https://converso.it/
Bar Pasticceria Gelateria Converso ·
La Pasticceria a Bra dal 1901
converso.it
https://maps.app.goo.gl/oNqr79fvNoJj9UQbA
Bar Pasticceria Converso Bra · Via Vittorio Emanuele II, 199, 12042 Bra CN, 이탈리아
★★★★☆ · 패스트리 판매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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